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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로 할 수 있는 가장 독특한 사치, 조니워커 블랙라벨 케이크

by 영육이네 2024. 11. 19.

조니워커 블랙라벨 케이크 후기. 드디어 만났다 스트라이딩맨!

 

 투썸플레이스에서 2024년 10월 15일부터 조니워커 블랙라벨 케이크를 출시하였다. 연말까지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고, 성인인증 후 구매가 가능하다고 한다(왜 나는 안해줬지..😒). 블랙라벨 케이크가 출시된 후로, 줄곧 어떤 맛일까 궁금하기도 했고 매대에 놓여진 케이크가 궁금해서 괜히 주변의 투썸플레이스를 기웃거리기도 했었는데, 투썸하트(투썸플레이스 어플)을 깔고 아무리 예약버튼을 눌러봐도, 구할 수 있는 매장이 없어서 아쉽기만 했었다.

 

 

다른 제품에는 SOLD OUT이 붙어있는데, 조니워커 블랙라벨 케이크에는 붙어있지 않아서 물어보고싶었다.

 

 그러다 지난 주말에 치과에 들를 일이 있어서 아침 일찍부터 치과를 다녀 오는 길에, 또 아쉬운 마음에 치과건물 1층에 있는 투썸플레이스에 들러보았는데 역시나 오늘도 조니워커 블랙라벨 케이크는 보이지 않았다. 그냥 돌아갈까, 물어볼까 몇번을 고민하다가 용기를 내서 직원에게 '조니워커 블랙라벨 ㅋ..ㅔ이크는..' 까지 말했는데 (투썸하트에서 사전예약이 안되던데, 이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않으시나요? 가 원래 질문이었다) 너무도 화색을 띄면서 "있어요! 있어요!"라고 했다. 너무 반가워하는 표정을 보니 나도 모르게, "어, 주세요" 라고 말해버렸는데 직원은 더욱 상기된 표정으로, "네 금방 준비해드릴게요!"라고 하더니 바백(barback)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사실 요즘 다이어트중이라 케이크를 사면 안되는 거였는데, 너무도 반가워하는 표정에 얼떨결에 사버렸다. 나도 남편도 궁금하긴 했으니까.. 블로그도 하고.. 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니사이즈는 없는지 물어보았는데, 그건 재고가 없다고 했다. 냉동 제품을 그냥 꺼내만 오면 되는 줄 알았는데, 뭘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시간이 지나서 직원이 나왔고, 전혀 상상치 못한 블랙라벨st의 케이크 박스가 등장했다.

조니워커 블랙라벨 케이크 박스. 이런 디자인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마음에 든다.

 

 조니워커 블랙라벨 케이크의 가격은 45,000원. 조니워커 블랙라벨 위스키를 넣은 초콜릿 가나슈와 골드 가나슈 몽떼가 어우러져 진한 초콜릿과 풍미깊은 위스키의 향이 매력적인 프리미엄 케이크(L235*W95*H75)라고 설명이 적힌 팜플릿도 들고, 집으로 향했다! 애초에 냉동보관만 하기 때문에(매대에 내놓지 못하는것같다) 자연 해동 후 2~3시간 후에 먹으라고 했다. 우리는 냉장해동을 2~3시간 한 후에 먹어보았는데, 케이크가 너무 흐물거리지 않고 적당히 녹아서 오히려 더 좋았다.

 

소심하게 잘라본 단면. 위의 초코(갈색)층에 위스키가 들어있다고 했다.

 

 맛보니, 확실히 초코층(갈색 크림)에는 조니워커의 풍미가 있었다. 이걸 어떻게 맛이 나게 했을까 신기한 순간도 잠시, 마스카포네 치즈(주변의 베이지색 크림들)와 골드 가나슈 몽떼(갈색크림 밑에 노란크림)의 향이 뒤덮으면서 언제 위스키향이 났긴 했던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말하자면 잠깐의 위스키 향의 스침을 위해 비싼 티라미수 케이크를 사먹는 기분, 근데 이제 에스프레소에 적셔진 촉촉한 빵층도 없는. 구하기 힘들어서였는지, 기대가 컸던건지 뭔가 조금 실망스러웠다.

 

케이크의 윗쪽은 판초콜릿, 아랫쪽은 두툼한 버터 쿠키로 되어있다.

 

 에스프레소에 적신 촉촉한 빵을 넣으면 위스키 맛이 나지 않아서였을까, 이 티라미수에는 그게 없다. 그게 맛있는건데. 그래서 위스키 맛은 잘 느껴지고, 대신에 나머지 맛은 그냥 그렇다. 맛이 없는건 아닌데 원래 투썸 케이크는 다 맛있지 않나?게다가 이건 다른거보다 좀 더 비싼데. 윗쪽의 판 초콜릿은 이쁘긴 한데 코코아가루가 잔뜩 뿌려져있어서 잘못 부셨다가는 온 주방에 대참사가 날 것 같은 초콜릿이라 조심스러워진다. 아랫쪽의 버터쿠키는.. 개인적으로 이 케이크에서 가장 맛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버터향도 강하고 케이크랑 붙어있어도 안눅눅해지고 정말 너무 맛있었는데.. 아래쪽에 혹시 본드로 붙인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력한 시럽으로 붙여져있다. 남편도 나도 '이거 진짜 먹는거 맞지..?'라고 여러번 의심하며 먹었다 ㅋㅋ

 

무튼 맛있게 먹었다. 아메리카노 한잔을 내려서 시덥잖은 유튜브를 틀어놓고 남편과 케잌을 나눠먹는 주말은 소중하다.

 

 총평을 하자면, 구하기 힘들고 비싸고 그런데 이걸 굳이 먹어야겠냐고 한다면 그럴만한 맛은 아니다. 그래도 독특한 케이크를 먹어보고싶어하는 생일인 누군가가 있다면 한번쯤 사줘도 괜찮을 맛이다. 케이크 박스도 예쁘고 맛이 아주 별로이지도 않으니까. 또 사먹을거냐고 물어본다면, 그 돈으로 스초생 사먹어야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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