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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시기/위스키

[연말 선물 추천]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위스키, 올드파 12

by 영육이네 2024. 12. 17.

올드파12. 투박하고 빈티지한 병의 생김새엔 다 이유가 있었다.

 

 얼마전 홈플러스 와인 메가 페스타& 위스키 할인전을 통해 올드파 12를 구매했다. 새 술을 샀으니 한번 마셔보는것이 인지상정인 것인데, 연말 내내 이러저러한 모임에 회식에 간이 쉴 틈이 없어서 눈치만 보다가 이제야 새 술을 맛보았다.

 

 

 

 올드파의 맛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이 위스키에는 독특한 스토리 라인이 있다.

 

 2024년 연말 술 선물 추천을 적으면서도, 건강이라던가 부라던가 좋은 의미를 담은 술들은 대체적으로 와인/샴페인 또는 전통주가 많기 때문에 위스키는 추천하기에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위스키들은 대체적으로 맛이 좋거나, 가격이 훌륭하거나, 혹은 취향에 맞거나 하는 이유로 선물하는게 일반적이지 무언가 상징적인 의미로 선물하는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올드파12를 구매해서 마셔보고, 올드파에 대해 찾아보다 알게된 흥미로운 사실은 '올드파(Old Parr)'라는 이름이 잉글랜드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사람으로 알려진 '토마스 파(Old Thomas Parr)'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토마스파는 1483년~1635년까지 152세를 살았다는 전설적인 인물로, 그의 장수는 당시 사람들에게 신비와 경외감을 주었는데, 장수의 비결로 단순한 식단과 규칙적인 생활 뿐만 아니라 '적당한 음주'를 언급하기도 했다고 한다. 19세기 후반 스코틀랜드 위스키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던 당시, 많은 브랜드가 전통과 역사적 스토리를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했다. 이 때 올드파에서는 '장수'라는 주제를 통해 "오래된 것은 가치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자 하였고 '토마스 파'라는 인물과 그 전설을 통해 '시간을 견디는 품질과 오래된 전통'이라는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고 한다.

 

 애초에 스코틀랜드에서는 위스키가 '생명의 물'이라는 뜻을 가진 '유스게바(uisge beatha)'에서 유래하여, 건강과 생명을 상징하는 전통적인 이미지가 있었는데 올드파는 이러한 이미지에 토마스 파의 장수 이야기를 결합해 위스키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삶의 풍요로움과 오래 지속되는 가치와 연결되도록 마케팅 한 것이다.

 

 보통 술을 선물받는 사람들은 부모님과 조부모님을 포함한 웃어르신, 직장선배, 선생님 등인 경우가 많다. 단순히 건강과 장수를 바라는 마음으로 선물하기에도 의미가 괜찮은 술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러한 '삶의 풍요로움과 오래 지속되는 가치' 라던가 '오래된 것의 가치로움'에 대해 언급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술이 아닐까.

 

 최근에 채널십오야에서 본 영상 중에 마음에 와닿았던 장면이 있었다. 지는 해를 보던 나영석PD가 "내 연출 인생이 저렇게 저무는구나, 내일 아침엔 지은이(후배PD)가 떠오르겠지"라고 말하며 장난스럽게 후배PD에게 논리적으로 위로해달라고 말하자, 지은PD(후배)는 이렇게 답한다. "해는 어느 방향에 있어도 아름답잖아요." 라고.

 

출처: 채널십오야 ([예슬아 나 진짜루 눈물 날 뻔 했어 Na들이] 편)

 

 살다보면 한번쯤은, 젊을 때 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한다거나 그때만큼의 열정과 추진력이 없는 스스로의 모습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마주하기도 한다. 모든사람이 그런 건 아니지만, 그들 중에는 행여 서서히 지고있는 중일지라도 아름다운 이들이 있다. 그래서 그들을 볼때 가끔은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응원을 가득 담아서 얘기하고싶을 때가 있다. '당신의 오랜 가치로움은 그 어떤 빛나던 이전의 모습 못지않게 아름답다'고. 혹시나 그런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런 마음을 적당한 센스있는 선물과 함께 선물하고싶다면 올드파 12가 어떨까.

 

(자정이 가까운 시각이라 그런지 꽤나 감성적이었던 것 같다 ㅎㅎ;)

마무리로 테이스팅노트를 남겨본다.

 

챗지피티가 시각화해준 올드파12의 테이스팅노트.

 

테이스팅 노트
 
색상 : 짙은 호박색(Golden Amber)
아로마 : 달콤한 몰트의 부드러운 시작, 뒤이어 꿀과 바닐라의 따뜻한 풍미가 퍼짐. 건포도, 무화과 같은 건과일의 달콤함과 꿀에 젖은 오트밀, 살짝 구운 견과류의 고소함, 은은한 스모키함과 약간의 흙내음이 깊이감을 더하고, 미묘한 시나몬과 정향의 톤이 겹침.
테이스트 : 캐러멜과 토피의 단맛이 입안을 감싸며, 초콜릿과 바닐라의 풍미가 이어서 중심을 잡음. 잘 익은 사과, 배, 그리고 오렌지 껍질의 상큼함, 견과류의 고소함과 은은한 허브의 복합적인 풍미. 섬세한 스모크와 함께 약간의 짠 기운이 느껴지고 스파이시함이 뒤이어 살짝 피어오름.
피니쉬 : 달콤한 바닐라와 꿀의 잔향이 길게 남아 기분좋은 마무리를 선사함. 피트 스모크의 은은한 여운과 스파이스의 따스함이 어우러짐.

 

질감 : 부드럽고 크리미하며 입안에서 풍미가 유연하게 퍼지는 느낌.

가격 : 홈플러스 위스키 할인전 기준 49,900.

        최근 디아지오의 위스키 할인 공표 탓인지 4만원대정도로 가격이 내려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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