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한창 위스키 수집에 열을 올리던 시절에 아이쇼핑으로 데일리샷 구경도 많이 했었는데, 구경을 하던 중 예쁜 병 모양과 독특한 블렌딩으로 눈길이 가던 제품이 있었다. 더글라스랭(Doublas Laing)이라는 독립 병입 회사의 스페셜셀렉션인 더블 배럴 위스키였는데, '머메이드'라인인 아일라&하이랜드 위스키와 '그리핀'라인인 로우랜드&스페이사이드 위스키로 나뉘어있었다.
개인적으론 로우랜드나 스페이사이드 위스키를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조금 짜치는 이유이긴 해도 병이 머메이드쪽이 더 예쁘기도 했고) 그리핀 라인보다는 머메이드 라인쪽이, 상반되는 두 지역의 위스키를 종합했다는 데서 호기심이 좀 더 있었다. 결국 정말 이 미지의 술을 사기에 10만원이라는 돈은 호기심의 대가로 큰 돈이었지만, 데일리샷에서 주문을 해버렸다.
처음 받았을 때는 조금 낡은듯한 박스에 들어있어서 '아 괜히 샀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박스를 열어 안쪽을 보니 너무나도 예쁜 병이 들어있어서 만족감이 들었다. 열어서 집에 와서 심호흡을 한번 하고(아일라 위스키를 마시는건 늘 긴장된다) 맛을 보았는데, 처음에는 약간.. 뭐랄까 짜고 스모키한 피트로 시작해서 애매한 하이랜드로 끝나는 맛이.. 너무 이해가 안됐다. 특히나 피트는 정말 강렬한 찐피트 계열이라서.. '내 십만원 이거괜찮나!!!'하는 불안감이 들었었는데 리뷰를 적으려고 다시한번 먹어보니 오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에어링을 해서 맛이 좀 있어진것도 있겠지만, 처음보다는 훨씬 맛있었다.
더블배럴 머메이드를 설명할때, 많이들 그렇게 얘기한다고 한다. 부드럽고 달콤한데 피트의 향이 올라온다던가, 피트의 느낌이 나면서도 달콤하다던가 하는. 상반된 두 지역의 원액을 이렇게 조화롭게 섞기가 쉽지가 않은데, 한번쯤 먹어볼만한 위스키이긴 하지만 역시나 너무 도전적인 위스키이기 때문에 이런 모험까진 해보고싶지 않다면 데일리샷에서 바이알(25ml, 8천원)정도로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것같다.
마지막으로 더글라스랭 더블배럴 머메이드의 테이스팅 노트를 남기며 마무리해본다.
테이스팅 노트
색상 : 밝고 투명한 밝은 황금빛 (Bright Gold)
아로마 : 은은한 스모키 피트향과 달콤한 바닐라, 구운 아몬드의 노트. 가벼운 꽃 향기와 약간의 시트러스 껍질향이 뒤따라 올라옴.
테이스트 : 달콤함과 스모키함이 조화를 이룸. 크리미한 바닐라와 풍부한 꿀의 단맛에 부드러운 피트향이 어우러짐. 구운 견과류, 부드러운 향신료, 약간의 말린 과일 풍미. 하이랜드 몰트의 단맛과 아일라의 특징적인 스모키함이 균형있게 섞임.
피니쉬 : 중간에서 긴 여운으로 스모키한 피트향이 오래 남음. 달콤한 캬라멜과 은은한 허브 느낌으로 마무리됨.
질감 : 부드럽고 크리미하며, 약간의 오일리함이 있어 풍미를 입안 전체로 전달함. 하이랜드 위스키의 부드러움과 아일라 피트 위스키의 풍미있는 무게감이 조화롭게 어우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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