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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시기/위스키

당신이 만날 수 있는 가장 가벼운 맥켈란, 맥켈란 퀘스트

by 영육이네 2024. 11. 13.

 

맥켈란 퀘스트. 하늘 모양의 시원시원한 디자인이 예쁘고 고급스럽다.

 

 

 일년 쯤 전에 위스키가 한창 인기가 좋았던 시절에, 맥켈란을 구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찾을 수 없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격에도 가장 저가인 맥켈란 더블캐스크조차 구할 수 없던 때가 있었다. 그 때 한창 공항에 들를 일이 많던 때라, 면세점을 들를 때마다 혹시나 맥켈란 재고가 있진 않을까 기웃거렸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블캐스크나 셰리오크는 역시나 구할 수가 없고(심지어 외국에서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간혹 찾을 수 있었던 것이 맥켈란 퀘스트 컬렉션이다.

맥켈란 퀘스트 컬렉션. 가격은 저가부터 퀘스트, 루미나, 테라, 이니그마 순서이다.

 

 맥켈란 퀘스트 컬렉션은 퀘스트, 루미나, 테라, 이니그마로 면세점 전용상품으로 출시된 제품이다. 2018년에 출시된 제품이라 생각보다 꽤 오래된 컬렉션이지만, 맥켈란은 2018년에는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위스키였기 때문에 아마 2023년즈음이 되어서야 재고를 소진하지 않았을까 싶다. 면세 전용 상품 답게, voyage(여행)의 컨셉을 최대한 확실하게 가져가려고 하는 게 느껴지는 컬렉션인데 나는 이 중에서 퀘스트 제품을 구입했다. 그당시에 어떤 제품이 재고가 있었는 진 모르겠는데, 너무 비싼걸 사기엔 용돈 사정이 넉넉치 않았던 것 같다 ㅋㅋ 그런데 퀘스트를 산 내 선택을 보고 남편을 포함한 대부분의 주변사람 반응이 '그걸.. 산다고..?' 였고 맛을 보고 나서야 알게되었다.

 

 맥켈란 퀘스트를 떠올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맛없다' '너무 향과 맛이 연하고 특징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 돈 주고 이정도밖에 안되는 맥켈란을 산 것도 분한데, 구름이 둥실거리는 박스 디자인을 보고있자면 조금 더 화가 치밀어오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맥켈란 퀘스트는 역대 최악의 평을 받고있다.

 

 맥켈란 퀘스트는 무려 네가지 오크통의 원액을 블렌딩해서 만든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메리칸 버번 캐스크, 유러피안 셰리 시즌드 오크 캐스크, 아메리칸 셰리 시즌드 오크 캐스크, 그리고 혹스헤드(재사용 오크통). 좋다 하는 캐스크는 다 가져다 썼는데 왜 이렇게 맛이 없을까, 생각 해 봤을때 맥켈란은 진한 셰리 향이나 오크향이 유명한데 좋다하는 걸 모두 넣었더니 이도저도 아니게 된 건 아닐까 싶다. 니가 뭘 좋아할 지 몰라서 다 넣어봤어, 그치만 그게 좋다는 보장은 없지.

 

 그러니까, 종합하자면 92달러 정도 하는 돈으로 맥켈란 퀘스트를 사 마시기엔 너무 아쉽다. 맥켈란 더블오크도 요새는 시중에 널리고 널려있고, 셰리오크도 간혹 찾을 수 있다. 퀘스트를 살 돈이면 더블오크는 충분히 사고, 심지어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살 수 있다. 그치만 궁금할 사람이 있으니 테이스팅노트는 남겨본다.ㅎㅎ (개인적으로 테이스팅노트가 너무너무 길어졌다. 역시 이것저것 좋아하는걸 다 넣은 탓일까, 맛과 향이 어지러울정도로 다채롭다.)

 

챗지피티가 시각화해준 맥켈란 퀘스트의 테이스팅노트. 이렇게 정신없고 흩어지고 옅은, 그런 느낌이다.

 

 

테이스팅 노트

 

색상 : 밝은 골드 (Bright Gold)

아로마 : 시트러스 광리과 신선한 사과, 레몬의 상큼한 아로마. 바닐라와 사탕처럼 부드러운 단 향, 가벼운 오크향의 미세한 향이 감돌아 가벼운 느낌을 더함. 생강, 시나몬같은 스파이시한 향과 따뜻한 향.

테이스트 : 말린 과일과 신선한 사과의 단맛, 버터의 부드러운 질감. 바닐라와 견과류, 생강. 은은한 나무 향과 함께 미묘한 캬라멜 향이 섞이는 스파이시하고 단 맛과 따라오는 시트러스 계열의 가벼운 단 맛. 시나몬의 풍미.

피니쉬 : 중간길이로 마무리되는 매우 길지 않지만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느낌. 따뜻하고 약간의 오크향, 쌉싸름한 맛, 생강과 시트러스의 깔끔한 여운.

질감 : 부드럽고 가벼운 미디엄바디. 유분감이 많지 않지만 버터리하고 실키한 느낌은 있음. 끝맛이 무겁지 않고 깔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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