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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시기/위스키

뉴요커의 위스키, 위도우 제인 오크&애플우드

by 영육이네 2024. 10. 3.

 레칙 싱클레어를 사오던 날에, 남편이 사온 또 다른 술이 있었다. 위도우 제인 오크&애플우드. 이 술은 그날 사온 이후로 남편의 나름의 데일리템으로 등극하며 한동안 남편의 최애 술로서 자리잡았었다. 나는 단순히 그냥 이 길기만 하고 별거 없어 보이는 술이 어디가 특별해서 그렇게 남편의 마음을 사로잡았나 궁금했는데(그리고 왜 이렇게 비싼지도 궁금했는데),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특별한 점이 꽤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들은 아래쪽에 좀 더 적겠지만, (tmi) 캐나다에서 몇 달 정도 출장차 머무르던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몬트리올에 머물며 뉴욕 도깨비투어(전날 저녁에 출발해서 버스에서 잠들고 다음날 아침에 여행지에 도착하는 여행)을 가려고 알아봤던 적이 있었다. 뉴욕 시내 숙박비가 70만원대를 웃돌던 시절이라 버스에서 아끼고 숙박비로 탕진하는 여행이 아쉬워 다른 여행지를 선택했었는데, 그 당시에도 위도우제인 위스키를 알고있었더라면 디스틸러리 투어도 일정에 넣을 겸 뉴욕을 한번쯤 가볼걸 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 때 선택했던 다른 여행지가 캐나다 서부였기 때문에 인생 여행지로 꼽을 정도로 너무 좋았지만, 뉴욕을 가볼걸 그랬다 하는 아쉬움이 마음 한켠에 남아있었는데 위도우제인을 보니 역시나 그때 못 가본것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tttmi로, 몬트리올에서도 디스틸러리투어를 좀 알아보긴 했었지만 몬트리올은 로즈몽트 디스틸러리 뿐이라서 그것도 영 내키지 않았다)

 

위도우제인 오크&애플우드의 병. 심플한 디자인에서 북미의 느낌이 난다. 기분탓인가.

 

 우선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이 술은 뉴욕에서 만들어졌다. 북미에서 생산되는 위스키의 양이 스코틀랜드에 비해서 크게 대단하지 않기도 하지만, 미국에서 만들어진 버번 위스키 중에서도 켄터키주나 테네시주가 아닌, 뉴욕주라니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이 위도우제인은 미국의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Widow Jane Distillery에서 생산되는 버번 위스키이며, 뉴욕에서 약 100마일 정도 떨어진 로즈데일에 위치한 Widow Jane Lime Quarry라는 석회암 채석장에서 나오는 물을 사용한다고 한다.

 

 또한 증류소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체 증류소를 운영하는 Widow Jane은 직접 버번을 생산하고 병입하는 증류소이다. 자신들만의 독특한 숙성 방식과 뉴욕 로즈데일 지역의 석회지역의 물을 사용해 고유의 맛을 만들어 낸다. 오늘 리뷰하는 이 위도우 제인 오크&애플우드 위스키도 위도우 제인 디스틸러리의 독특한 숙성방식을 잘 보여주는 제품중의 하나인데, 기본적으로 위도우 제인의 버번을 사용하면서도 그 숙성 과정에서 오크통과 사과나무 목재를 함께 사용해서 독특한 풍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위도우 제인 오크&애플우드의 특별한 점은 크게 다음의 3가지로 정리 해 볼 수 있다.

 

1. 이중 목재 숙성 방식

 전통적으로 버번은 새 오크통에 숙성하는데, 이러한 새 오크통이 위스키에 풍부한 바닐라, 캐러멜, 스파이스, 오크향을 더한다. 그런 후 사과나무 목재와 함께 추가 숙성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사과나무 숙성 단계에서는 미묘한 사과의 과일향과 약간의 스모키한 풍미가 위스키에 스며들게 된다. 이러한 사과나무 목재 숙성은 기존 오크통에서 발생하는 바닐라와 스파이스 향에 비해 더 밝고 상큼한 향을 내게 된다.

 

2. 뉴욕주 로즈데일 채석장의 물 사용

 뉴욕 로즈데일 지역의 석회암 채석장에서 나오는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사용한다. 이 지역의 물은 다른 지역의 물과 비교해서 매우 독특한 미네랄 성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위스키의 질감과 맛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 지역의 물은 위스키를 더욱 부드럽게 하고, 다른 위스키와 차별화 된 고유의 풍미를 발현시킨다.

 

3. 작은 배치(Small Batch) 생산

 위도우 제인 디스틸러리의 위스키는 작은 배치(Small Batch)로 생산된다. 이는 대량 생산이 아닌 소규모로 생산하여 각 배치의 품질을 세밀하게 관리하는 방식으로, 각 배치마다 약간의 풍미 차이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장인정신과 품질을 중요시하는 제조공정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흔하게 팔리고 있는 것은 이 위도우제인 오크&애플우드 제품과 위도우제인 아메리칸오크, 위도우제인 10년 이렇게 3가지이다. 이 중 위도우 제인 오크&애플우드는 앞서 얘기했듯이 사과나무와 숙성되면서 나오는 은은한 과일향과 스모키한 우디함이 조화된 복합적인 맛이 특징적이고, 위도우제인 아메리칸 오크 제품은 전통적인 오크통 숙성을 통해 깊고 강렬한 오크, 바닐라, 스파이스의 고전적인 버번 풍미가 두드러진다. 마지막으로 위도우제인 10년은 숙성연수가 10년으로 표기된 만큼 캐러멜, 바닐라, 다크 초콜릿의 부드러움과 복합적인 오크의 풍미가 좀 더 균형잡힌 맛을 보인다.

 

또 한가지 특별한 점중 하나는 뉴욕에서 생산되는 3대 위스키 : 위도우제인, 허드슨, 킹스컨트리 중에 한국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게 정식 수입 된 위스키는 위도우제인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특별한 위도우 제인 오크&애플우드의 맛은 어떨까.

 

챗지피티가 시각화해준 위도우제인 오크&애플우드 위스키의 테이스팅노트

 

 

테이스팅 노트

 

색상 : 깊은 호박색 (Amber)

아로마 : 잘 구운 오크와 함께 은은한 사과 향, 살짝 훈제된 우드 스모크. 바닐라, 캐러멜의 달콤함과 약간의 스파이스향.

테이스트 : 사과나무에서 비롯된 가벼운 과일향과 신선한 사과의 상큼함, 바닐라, 캐러멜 같은 전형적인 버번의 달콤함. 오크의 스파이시한 우드 노트와 시나몬, 넛맥.

피니쉬 : 훈제된 우드 향과 함께 약간의 사과 껍질의 씁쓸한 맛, 견과류나 토피의 달콤함. 중간이 긴 편이며 사과와 과일의 상쾌함이 오래 남고 약간의 오크의 쌉쌀함과 달콤한 바닐라 스파이스가 지속됨.

질감 : 사과나무 덕분에 전통적인 버번보다 조금 더 가벼운 질감을 느낄 수 있으나 여전히 묵직하고 풍부한 느낌의 부드럽고 우아한 질감. 달콤하고 스파이시한 피니시와 잘 어울린다.

 

가격

면세가 기준 71.5불(약 9만원) 수준이지만, 시중가는 16만원~17만원 수준이다.

남편은 경주 홈플러스에서 179,000원에 24년 6월에 구매했었는데, 가격이 낮아지는 추세인 것 같다.

 

이때 산 술은 다 비싸게 산 것 같다. 눈물나는 내돈내산.

 

 

 한 마디 추가로 덧붙이자면, 이 제품은 병이 정말 길다. 우리 집 술장의 높이를 넘어서는 34cm정도라서, 일반적인 위스키 병의 높이보다 5cm이상 높은 것 같다. 술장을 벗어나는 술이 싫은 사람이 있다면 이 술을 사기 전에 한번 다시 생각 해 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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